여름철이면 전국에서 가장 더워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 합성어)로 불리는 대구 도심이 코로나19 확산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면서 텅 비었다.
지난 21일 오후 3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만난 고교생 정모양(16)은 “이렇게 사람이 없는 줄 몰랐다. 학원 수업을 마치면 곧장 집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동성로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지만, 이날 광장 주변은 20여분을 지켜봤지만 지나다니는 사람이 채 10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행인들은 햇볕을 피하기 위해 양산을 받쳐들거나 작은 선풍기, 부채 등을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대구 전역에는 이날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도심 공원이나 백화점, 커피전문점 등지도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다. 동대구역 등 주요 택시승강장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수십대가 꼬리를 물고 서 있었다.
기사 김승환씨(52)는 “요즘은 1시간 이상 대기해야 손님 1명을 태울까 말까다. 더위가 심해지니까 외출하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폭염도시’ 대구의 올여름 기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이른 시기에 찾아온 폭염, 또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의 영향으로 도심은 인적을 찾기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대구에는 지난 8일 이후 22일까지 보름째 폭염주의보 및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또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도 하루 있었다.
‘7월 폭염’은 예년과 비교해 심한 수준이다. 대구기상청이 집계한 결과 1973~2020년 7월 대구·경북 폭염일수는 평균 5.9일이었다. 지구온난화가 심했던 최근 10년(1991~2020년)으로 범위를 좁혀도 6.2일이다. 이달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최고기온 33도가 넘는 폭염일수(6일·7월21일 기준)는 이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는 장마기간이 짧았던 탓에 일찍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때 이른 폭염으로 온열질환의 가능성도 커졌다. 대구소방본부는 올 들어 온열질환자가 6명 발생했다고 22일 밝혔다.
소방당국은 2019년, 2020년보다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에서는 최근 일주일 동안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하루 평균 3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출처:경향신문, 2021.07.22]